게임 리뷰

Dear Esther: Landmark Edition / 디어 에스더 / 걷기 시뮬레이터 리뷰

샐먼 2022. 2. 17.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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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에서 잠시 무료로 푼 게임.

예전에도 추천 게임으로 떠서 본 적이 있었는데 반가운 마음에 바로 설치해봤다.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한글 패치를 별도로 설치하기를 추천! 

 

 

 

 

 

처음 게임을 실행하면 바닷가에 지어진 폐 건물을 마주하게 된다. 힐링 게임이라는 평이 많아서 설치했는데 조금 당황스러웠고, BGM도 꽤나 음산했다.

 

 

오...

 

 

건물에 스위치가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그런 건 없고 손전등에만 의존해서 구경을 할 수 있다. 사실 여기까지 플레이했을 때, 공포 게임을 힐링 게임이라고 사람들이 낚시한 줄 알았다.

 

 

 

 

 

하지만 절벽 쪽으로 걷다 보니까 아름다운 풍경이 나오고, 바람에 살랑거리는 풀과 꽃, 파도 소리가 정말로 길을 걸으며 무언가 회상하는 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 어느 지점에 도달하면 나레이션이 나오고, 설정 - 오디오에서 자막을 설정해두면 사진처럼 자막을 볼 수가 있는데 사실 실수로 자막을 안 켜고 게임했을 때와, 자막을 켜고 게임했을 때 모두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게임 제목처럼 에스더에게 하는 말이구나 정도로 이해할 수 있었다.

 

 

 

 

정확히 내용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잔잔한 분위기에 바닷가에서 슬픈듯한 배경 음악을 들으면서 글을 보니 글 하나하나 음미하듯이 보기 시작했다. 남의 편지를 본다는 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내가 이해할 수는 없지만 쓴 사람의 감정은 읽혀서 빠져들게 되는 느낌.

 

 

 

 

걷다가 어쩌다보니 바다에 빠졌는데 컴컴한 바닷속 밖에 보이지 않아서 너무 무서웠다. 사실 진짜로 빠질 거라고는 생각 못하고 걸었던 건데... 다행스럽게도 나레이션씨는 수영을 잘하는지 위를 보고 w를 계속 눌렀더니 밖을 볼 수 있었다. w를 계속 누르면서 다시 길로 올라가면 된다!

 

 

 

 

바닷가에서 절벽 벽 사이로 지나왔더니 스테이지가 이동되면서, 다른 곳으로 올 수 있었다. 유적지 같은 곳도 보이고, 길 옆에 계곡물이 흘러서 전 스테이지의 파도 소리와는 또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나레이션이 직접 말을 해주기에 풍경 자체만을 즐겼지만 정말로 혼자 이런 곳을 걸으면 많은 생각이 들 것 같다.

 

 

 

 

동굴 속으로 들어왔더니 신비한 그림, 문자들이 있었다. 어떻게 이런 색을 낼 수 있었을까? 야광 페인트 같은 색이 어두운 동굴과 대조돼서 더 신비로웠다. 인 게임에서는 무슨 그림인지 잘 모르고 가재처럼 보였는데 포스팅을 하면서 보니 돌에 사람 얼굴 같은 무늬가 있어서 맞춰서 머리카락을 그린 것 같다. 이 사람이 에스더인가? 왜 이런 섬에서 외롭게 그림을 그리며 살았을까? 나레이션은 에스더를 그리워하는 듯해 보였다.

 

 

 

 

가는 곳마다 그림이다 보니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어둡지만 풍경이 예쁘다고 생각하면서 걷고 있었는데 나레이션은 모든 것이 죽어가고 있다고 했다. 식물도 말라가고, 하늘에는 산소가 희박해서 새가 날기 힘들고, 물도 오염되었다고. 세계가 멸망이라도 한 걸까? 

 

 

 

 

차와 관련해서 어떤 사고가 있었던듯 했다. 아무래도 에스더가 차 사고를 당했던 모양이다... 이제는 나레이션의 힘든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한테 있어서는 큰 의미가 있는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살아있기에 사고를 겪거나 죽을 수 있고, 그런 일이 벌어지더라도 세상은 아무렇지 않게 돌아갈 거라는 걸 생각만 해도 힘든데, 직접 겪으면 어떤 마음일지 짐작도 어렵다. 죽음은 막을 수 없고, 생명을 무기력하게 하지만 최소한 기억 속에서라도 살 수 있도록 추억을 많이 만들어 두고 사진을 많이 보관해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 스테이지는 여기서 마무리 되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바다에 쓰레기 좀 버리지 맙시다!

 

 

화물을 운반하던 배 같은데 쓸쓸하게 나란히 멈춰있었다. 무슨 사연이 있었길래 여기저기 화물을 떨어트리고 멈춰버렸을까

 

 

 

 

배 옆에는 알 수 없는 글이 쓰여있었다. 아까 동굴에서 봤던 그림에 쓰인 페인트와 똑같은 페인트인 것 같다. 배 옆 길로 계속 올라가다 보니 높은 언덕 위에 있는 오두막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드립도 명조체로 진지하게 하니 제법 분위기 있다.

 

 

'운명의 마지막 흔적을 돌담에 숨기고, 더 깊이 알아봐야지. 송신탑과 절벽에 이끌려 가는 중이야. 거기엔 어떠한 형태의 재탄생이 나를 기다리고 있거든.'

 

나레이션의 이 말이 참 슬프게 느껴졌는데, 갑자기 왜 이런 아무것도 없는 섬에 오게 됐을까 했더니 아무래도 이 섬에서 죽으려는 것 같았다. 이별의 슬픔을 견디기가 너무 힘들었던 걸까?

 

 

 

 

바다에도 빠지고 조금 험하게 다녔던 건 맞지만 이렇게 다쳤던 거였어?...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하면서 3 스테이지도 마무리되었다.

 

 

 

 

 

 

 

- *여기서부터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 게임을 직접 플레이할 예정이라면 재미가 반감될 수 있습니다.

 

 

 

 

 

 

 

 

 

 

동굴로 들어왔더니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갑자기 판타지 세계로 들어온 느낌? 조금 무서우면서도 경이로운 광경에 저절로 입이 벌어졌다.

 

 

 

 

여기가 맞는 걸까 의문이 들었지만 빛이 꼭 여기로 들어가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넓적다리뼈도 부러진 것 같다고 했는데... 다리가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았지만 용기 있게 떨어졌다!

 

 

 

 

정말 이 동굴에서 스크린샷을 많이 찍었다. 가는 곳마다 너무 멋있고, 감탄이 나오고... 어릴 적에 아바타 영화가 처음 개봉해서 극장에서 봤을 때 이런 기분이었던 것 같다. 오, 갑자기 아바타가 다시 보고 싶어 졌다. 이런 동굴 테마로 정글 보트 같은 놀이기구가 나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동했다.

 

 

 

 

또 다른 감탄 구간. 어디서부터 들어오는지 모를 물줄기가 계속 내려오는데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지구가 아니라 다른 행성 같은 느낌? 너무 아름답지만 실제로 이런 곳에 있었다면 무서워서 한 발 내딛기도 어렵겠지.

 

 

 

 

이런 곳을 직접 걸어 다녀 볼 수 있다니... 왜 힐링 게임이라고 불렸는지 알 것 같고, 감사하기까지 했다. 사진으로는 소리를 들을 수 없어 아쉽지만 걷다 보면 흘러나오는 피아노 소리, 아리아 등 분위기에 맞는 배경음도 힐링 요소 중 하나다. 음악이 너무 좋아서 따로 소장하고 싶을 정도였다. 산책할 때 들으면 너무 좋겠다.

 

 

 

게임을 진행할수록 걸음걸이가 조금 느려진 느낌이 들어서 기분탓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보니 일부러 연출한 것 같기도 하다. 처음에는 걸음이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는데, 점점 가면 갈수록 앉아서 살금살금 가는 것처럼 묘하게 걸음 걸이가 느려진다. 하지만 크게 불편하게 느껴질 정도는 아니다.

 

 

 

땅 속에 떠있는 별

 

 

 

 

아름다움을 지나 점점 광기 어린 곳을 보게 된다. 마구 그려진 동굴의 그림, 문자들을 보니 많은 외로움이 느껴진다.

 

 

 

 

물로 막혀있는 동굴이 보이는데 살짝 잠수해서 지나가니 또다시 구멍. 눈 딱 감고 낙하!

 

 

 

 

차 사고 현장인 것 같았는데 물속에 잠겨있었다. 여기에서 만큼은 물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그렇게 동굴을 나오니 완전히 밤이 되어버린 바다.

컴퓨터 배경화면으로 쓰기에도 좋을 것 같은 멋진 사진이 나왔다.

 

 

송신탑은 점점 가까워지고, 바람도 거세진다. 위험하다는 표지판이 붙어있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올라가고 또 올라가고

 

 

 

이렇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여정이 끝이 났다. 게임을 하면서는 이해하지 못했던 말들이 결말을 보고, 포스팅을 하면서 보니까 더 잘 이해가 된다. 꽤나 우울하고 슬픈 느낌의 게임이라 2번 플레이가 어렵겠지만 글만이라도 캡처해두고 결말을 본 뒤 다시 한번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무료로 받은 게임이었고,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 포스팅하고 내용을 길게 적을지는 몰랐다. 거의 스크린샷 위주지만! 그저 걷는 게임에 기대할 수 있는 요소들을 모두 집어넣은 것 같은 게임이라 즐겁게 플레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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